UBER의 Self-driving, Amazon의 무인 물류 시스템, 혹은 많은 대기업들이 현재 추진 중인 Factory Automation 등 최근 모든 업계 전반에 걸쳐 기계의 힘을 빌어 시간 대비 고능률, 저비용의 효율성과 업무의 정확성을 꾀하려는 시도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기계의 등장이 가져올 너무도 매력적인 이러한 장점들이 고용자 입장에서는 너무도 달콤하지만, 반대로 그 대척점에 서 있는 수많은 피고용자들은 기계가 인간의 고용을 대체할 것이라는 쓰디쓴 전망을 내놓고 있다.

우리는 진정 실직자의 길로 접어드는 것인가. 출처:Cognology.com
사실 Investment 쪽에도 그런 시도가 굉장히 구체적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사람마다 이를 보는 관점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와 관련해서 결론부터 말하자면, 투자자 입장에서 볼 때 투자를 함에 있어서 기계의 힘을 이용하는 것이 효율성, 정확성, 저비용 3박자 측면에서 압도적으로 수익률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사실 MBA에 오기 전 현업에 있을 때에도 Fund Manager로서 고민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물론 바쁘게 일하고 시장대비 초과수익을 내서 투자자들에게 좀 더 많은 부를 안겨준 적도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Equity Fund Manager라는 직업은 미래를 예측해서 투자를 해야하는 까닭에 사실 생각보다 많은 투자 의사 결정이 예상을 빗나가고, 틀리고, 실패했던 것 같다. 물론 미래를 예측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회사를 분석하고 산업을 조사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넌센스 같은 미래 예측의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틀릴 걸 알면서도 조금이라도 성공적 예측에 가까이 가고자 지속적으로 고도화 되어 온 것 같다.
하지만 아쉬웠던 점은 아무리 전문적인 투자자라 할지라도 개인 입장에서 처리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매우 한정적이라는 점이었다. 따라서 내가 초점을 두었던 것은 1)시장에 산재해 있는 노이즈에 대해 어떻게 효과적으로 유효한 정보를 걸러낼 것인지, 2)주가 변동에 correlation이 높은 정보가 무엇이고, 어떻게 지속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지, 3) 그 정보들이 회사 가치에 얼마만큼 +/-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였다.
그렇지만 아무리 야무지게 분석을 해보겠다고 호기롭게 나섰더라도, 내가 그 정보를 모르고 지나쳐버린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었다. 오히려 모르고 지나치는 것을 최소화 하려고 노력했지만, 쏟아지는 정보와 함께 거의 곧바로 가치에 반영되어 버리는 시장 흐름속에서 항상 한발 늦고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흐름을 반복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난 기계의 힘을 이용해 유효한 정보의 양적/질적 확보를 통해 유기적으로 투자 의사 결정에 활용하는 흐름들이 향후 더욱 확대될 것으로 판단한다. 단순히 정보 처리의 한계를 가지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도와줄 뿐만 아니라, Bias가 없는 결론을 도출해 제안해주기 때문에 Fund Management 에 있어서의 Human Error를 효과적으로 제거해줄 수 있는 장점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장점은 Massive 한 Datasets 에 대한 접근, 분석 및 결론 도출에 단 몇초, 몇분 정도 요구될 정도로 Hardware/Software 의 발전이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왔다는 점이다. 이젠 개인도 Amazon Web Service에 가입하면, Milli-Second 단위의 High Frequency Trading 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이미 놀라운 이야기가 아니다.
기계의 힘을 빌려 투자를 하는 기법은 여러가지 sub-sector로 나뉘는 것 같다.
1)리스크 분석을 통해 위험 감수 대비 포트폴리오 수익률 실시간 체크 및 최적화 포지션 추천
2)시장에 있는 개별 기업 정보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시장의 정보들을 모델링하는 Quantitative Research
3)마켓데이터를 통해 최적화된 Long/Short Timing 을 도출해 execution하는 automated trading
4)개인 자산 관리 측면에서 기계가 리스크 허용도에 따른 적정 자산 배분을 도와주는 Robo – advising
위의 모든 일들은 지금도 여전히 사람의 주도하에 수행되고 있다. 하지만, 그 한계점이 수년 간 시장 대비 저조한 수익률로 드러난 시점에서 사람들은 좀 더 근본적인 대안을 찾으려 하고 있고, 그것이 정확성, 저비용, 효율성을 가진 기계의 힘에 눈독을 들이는 큰 유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현재 Public Investment 전체 시장에서 이러한 System Supported Investment 방식이 아주 작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향후에는 그 비중이 확대되고 성장할 것으로 본다. 내가 아는 한, 도입함으로써 얻는 효익이 기존 체제를 옹호함으로써 잃는 수익률보다 크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리서치만으로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정보 싸움에서 살아남기 힘들어지고 있다. 출처: Bloomberg
그럼 펀드매니저들의 Role은 결국 기계가 대체하게 될까? 결론은 위에서 말했듯 기계의 힘은 필요하지만 100% 대체한다는 이분법적인 사고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주가와 시장을 움직이는 Factor들은 계량적인 부분과 질적인 부분이 공존한다. 회사의 경영진 교체, 특별 배당, 기업간 소송과 같은 질적인 Factor들은 오히려 사람의 경험과 혜안에 의한 판단이 기계의 계량적 분석보다도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법률적인 문제도 짚어봐야 할 부분이다. 기계가 행여 프로그램 오류 등 기술적인 문제로 수익률에 큰 악영향이 있을 경우, 법적인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 하는 부분도 무시할 수 없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투자자들이 얼마나 기계의 힘을 이용한 자산 운용을 좋아할 것인가 하는 부분도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인 것 같다. 아무리 저비용, 정확성, 고효율을 자랑하는 기계이지만, 모든 결론은 수익률로 귀결된다. 개인적으로 System Supported Investment가 성장할 것으로 보는 이유는 최근 수익률이 전통적 투자방식보다 월등했고 그 이유가 지속적일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인데, 아직 시장의 전체 파이에 비해서는 여전히 Niche 한 수준이다. 즉, 시장 대다수의 투자자들의 수십년간 이어져 온 관성이 아직 Conventional Investment 에 머물러 있고, 그들의 게으른 성향이 크게 바뀌는데는 정말로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Long-term Investor들은 역설적으로 게을러서 많은 수익률을 낸다)
개인적으로 기계의 힘을 이용한 투자는 새로운 영역을 점차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이고, 동시에 어떤 방식으로 투자를 하는 매니저들이던간에, 향후에 이들이 전부 기계로 대체된다기 보다는 이러한 기계의 힘을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을 새로이 요구하는 쪽으로 수렴되지 않을까 한다. 기존 산업 분석, 기업 리서치, 공장/회사 탐방, 컨퍼런스 참석과 같은 기존의 업무외에 마켓 정보 및 모델 해석 및 분석 능력이 필요해보인다. 실제 미국에 있는 많은 자산운용사/증권사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이러한 System Supported Investment 에 대해 연구해 왔고, 관련 인원들을 대단위로 확충하고 있다.
언제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미 Investment Management 분야에서도 변화는 시작되었다고 판단된다. 나도 Machine-Friendly Portfolio Manager Pool에 들어가기 위해서 좀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안녕하세요. 현재 자산운용 관련 진로를 생각하는 한국의 학부생입니다.
작가님처럼 비슷한 경로로 미국에서 일해보고 싶어 관련해서 궁금한 점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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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안녕하세요~ 제가 여러모로 부족하지만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네요 jkwon47@gmail.com으로 메일 주시면 답변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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